[문장으로 읽는 책]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작성자 도서관

작성일 2026년 08월 26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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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좋은 날”, 한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펑펑 터지는 불꽃은 색을 잃고 쌩하고 스쳐 가는 현실이 얄궂어도

기어코 세상을 구경하고 사람을 겪어내며 최대치로 느낀 '살아 있다는 감각' 



[시/에세이]  16985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조승리 지음  세미콜론  2025  정현주



이 책의 제목은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동명의 소제목에서 따왔다. 시각장애로 앞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 축제의 화려한 불꽃은 이제 색을 잃었다. 고단한 생계로 기진맥진했던 어머니와의 일화를 떠올리면, 모녀를 놀리기라도 하듯 시끄럽고 빠르게 스쳐 간 차 한 대가 떠올랐다. 작가는 자신의 현실을 불꽃과 차에 빗대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전맹으로 살면서 때때로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절망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조승리 작가는 “세상이 너무도 보고 싶어서” 기를 쓰고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것에 마음을 쏟는다. 비록 그것이 아름다울 때도 있고 엉망진창일 때도 있지만 말이다.



낯선 경험을 가장 많이 맛볼 수 있는 행위, 바로 여행이다. 취미가 여행인 조승리 작가는 바쁜 일상 속 틈을 내어 떠난다. 베트남 나트랑과 하노이, 말레이시아 페낭, 일본 도쿄, 홍콩 마카오, 필리핀 클라크, 백두산 천지 등 동행인을 구하느라 쉽지 않았지만 결국 떠난 여행지에서 조승리 작가는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서술한다. 건강식품과 라텍스 쇼핑에 끌려다니다가 잠시 나온 베트남의 뜨거운 벌판에 서서 응우옌 응옥 뚜의 소설 『끝없는 벌판』을 떠올리며 모진 삶을 살아갈 희망에 대해 사색한다. 마침 중원절이던 말레이시아 페낭에서는 고된 삶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자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는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 나름대로 풍광을 감상하는 법이 있다며 자신이 듣고 맛보고 만진 모든 것을 상상하고 머릿속에 그린다.



[음성]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